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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독일

 

독일, 뮌헨이 다음 도착지였다. 숙소에 도착하고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등록이 안되어있다고 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막 이야기를 했는데 명단에 없다고 했다. 그러다 나와서 어떡하지 하다 문득 옆 호텔에 갔는데 등록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잘못 찾아간 게 아니라 다른 옆 호텔에 등록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씩씩 거리며 체크인을 하고 늦은 시간에 저녁이나 먹자고 나갔다. 멀리 가기엔 힘들고 지쳐 근처 아무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안되던 일이 그나마 해결되고 지친 상태라서 그런지 맥주가 시원하고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분이 좀 풀렸었던 거 같다.

 

방에서 본 노을

첫날은 그렇게 힘없이 보내고 다음날을 맞이했다. 피곤했던 우리는 실컷 자고 점심 조금 전이되어서야 나설 수 있었다. 우리가 처음 간 곳은 뮌헨의 중심지라고 하는 Marienplatz 광장. 이곳저곳 구경하고 광장에서 쉬었다. 앞에 있던 어떤 외국인이 풍경을 그리고 있었는데 재밌어 보이고 잘 그리고 있었다. 나도 저러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Marienplatz Square

광장도 구경하고 성당같은 곳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시내로 나왔는데 마침 이때 Christopher Street Day라고 지금 말하면 LGBT의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행렬이었기에 구경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렬에 참여하고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옷차림의 사람들도 있었고, 트럭 위에서 사탕, 콘돔을 뿌려주던 사람들. 유럽이 한국보다 더 다양하긴 한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Christopher Street Day

행렬에 벗어나 이리저리 구경다녔다. 오를 수 있는 시계탑이면 거의 다 오르고. 이번에 올랐던 건물은 무슨 건물인지 어딜 찾아봐도 나오질 않네.

 

어느 시계탑

광장을 벗어나서 조금 멀리 가보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식 공원인 English Garden.으로. 걸어서 가고 있는데 어느 다리 밑으로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구조 길레 물살이 저렇게 나오는 건지. 도심에서 이런 서핑을 즐기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너무 재밌어 보였다.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한 명씩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물살이 세서 그런지 위에서도 시원함이 느껴졌고 재밌어 보여 한참을 구경했다.

 

Surfing

다시 우리의 목적지로. English Garden으로 가서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탔다. 친구놈이랑 둘이서 이런 걸 타니 좀 그랬지만 그래도 여유를 즐기기 위해. 중앙 호수 섬에 걸려서 발로 밀어내기도 하고. 이쁜 햇살도 비춰주던 곳.

 

호수에서 보트

오래 걷고,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타고 하니 너무 피곤해서 저녁 사먹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 뮌헨의 날이 왔다. 우리의 목적지는 BMW 박물관. 생각보다 독일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어딜 갈지 잘 몰랐었다. 근데 막상 지금 생각해도 갈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롤스로이스

그 당시엔 몰랐는데 다시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 차가 롤스로이스였고 롤스로이스가 BMW 회사구나라는 걸 알았다. BMW가 생각보다 큰 회사구나. 그땐 그냥 차가 멋져 보이고 우람해 보여서 찍었었는데. 이리저리 박물관 안을 구경하고 시뮬레이션 같은 것도 한번 참여해보고.

 

BMW

박물관 돈 내고 들어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우린 차를 그렇게 돈을 내고 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고, BMW에 대해 지금만큼 관심이 없었던 어린 시절이라 그냥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가는데 갑자기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거의 홀딱 젖을 만큼 왔다.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는 구간이 없었다. 젖은 몸으로 짐을 챙겨서 다음 목적지를 향한 기차를 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탔던 쿠셋 기차. 제일 위칸을 배정받아서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트에서 샀던 빵과 스프라이트로 생명연장을 하며 잠에 들었다.

 

완전 다른 문화로의 여행이 처음이었다. 서로의 새로움에 놀라고 부러워하고. 내 삶은 내 길에 자연스럽게 맞춰가야 한다.

빈에서 뮌헨으로 향할 때 여행일지에 적었던 내용이었다. 여행을 반 정도 하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었나 보다. 항상 이런 일지 마지막에는 잘해야 하지란 말이 적혀있지만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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