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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린, 수원, 수원 화성 

 

 화서문 > 서북각루 > 화서문 > 방화수류정 > 용연 

 

변화의 결과를 기다리는 어느 주말 전 금요일.

집에만 있기엔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카메라를 들고 화성으로 향했다.

퇴근 후 멍하니 있다 나가니 좀 늦은 시간이 되었다.

가는 도중에는 완전히 해가 지지 않았었는데 도착하니 어두워진 후였다.

 

 

화서문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멀리 달이 뙇 보였다. 둥글둥글한 보름달.

딱 이날이 새벽에 블러드문이 뜨는 날 전날이었다. 블러드문 보려고 했었는데 다음날 새벽인줄 알고 일어나지도 않았지만.

 

 

원래는 화서문에서 장안문으로 바로 가려고 했는데 뭔가 서북각루로 오르고 싶어서 언덕길을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높은 곳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나도 주저앉아 쉬며 사진을 찍었다. 여름바람이 부르고 있었다.

 

 

다시 내려와서 화서문 사진을 찍었다.

많은 사람들이 화서문 앞 돌벤치에서 쉬고 있었다.

나도 집앞이면 자주 나올 거 같았다. 마치 한강 근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한강으로 가는 느낌.

 

 

그리고 걸었다.

여름 느낌 물씬 나는 거리가 좋았다.

 

 

어릴 때 여기서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서 비슷하게 찍었었다.

똑같은 위치인지는 모르겠다.

달이 유난히 빛나는 밤.

 

 

장안문을 지나 용연으로 가는 길. 성곽 윗 길로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안문 배경으로 차량 궤적을 찍고 있었다.

이 날은 성곽이 더 맘에들었다. 멀리 빛나는 달이랑 어울렸다.

 

 

걷기 딱 좋은 길.

아래든, 위든.

 

 

용연까지 계속 걸었다.

 

 

방화수류정에는 사람이 많아 바로 용연으로 내려왔다.

풀밭에 앉아 사진을 찍는데 역시나 모기가 엄청 많았다.

지옥같은 더위에 모기가 없었는데 이번 여름 처음 물렸다. 역시 물 있고 나무 있는 곳은 피해야하는데.

 

 

자리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모기 물린 곳이 너무 가려워서 오래 있을 수 없었다.

아쉽.

다음엔 스프레이라도 챙겨서 가야겠다.

 

 

정말 말도 안되는 더위가 계속 되고 사진 찍을 생각이 잘 들진 않았지만 잡다한 생각없이 집중하기엔 사진만한 것도 없는 듯 하다.

밤엔 그래도 찍을만 하지만 정말 낮에는 못나가겠다.

 

개같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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