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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첫 눈, 수원 화성

수원 가볼만한 곳

눈이 아주 많이내렸던 1월 어느 날, 집에만 있어 눈이 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문득 확인해본 카톡에 눈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창문을 열어봤다.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 눈이 쌓이면 참지 못한다. 이건 나가야겠다 싶어서 서둘러 준비를 했다. 동계 출장을 위한 방한 부츠까지 꺼내서 단단히 준비를 했다.

 

버스에서 내린 뒤

버스에서 내리니 눈이 아주 거칠게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챙길까말까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무조건 챙겨야 했던 눈이었다. 우산을 펼치고 카메라 가방에서 겨우 카메라를 꺼냈는데 이렇게 눈 내리는 날에 카메라 꺼내는 건 처음이고, 찍는 것도 처음이었다.

한 손으론 우산을 들고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거닐기 시작했다.

 

눈 내리는 거리

이렇게 폭설이 내리는 순간에 나온 건 거의 처음이지 않았나 싶다. 우산을 썼음에도 눈이 패딩에 쌓일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솔직히 재밌었다. 눈 맞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눈 내리는 수원 화성
눈 내리는 수원 화성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재밌다란 생각 반, 내가 정말 미쳤구나란 생각이 반이었다. 그 와중에 카메라는 패딩 안에 숨겼다가 꺼내서 한 컷씩 찍었다.

 

눈 내리는 장안문

다른 사람들의 눈 사진을 보면 진짜 이쁘게 잘 찍는데 찍고 보니 내 사진은 영화 '투모로우'같이 멸망 직전 같다. 하긴 내가 걷던 거리는 눈 내리는 낭만 가득한 거리보단 멸망 직전이 더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장안문
장안문
눈 내리는 성곽길

좀 걸을까 말까하다 방화수류정까진 가봐야지 싶어서 걸었다.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쌓인 눈은 내가 좋아하는 새 눈이었다. 눈 내리는 소리가, 눈 밟는 소리가 다 좋았던 성곽길.

 

눈 내린 화홍문

화홍문 근처로 가서 바로 방화수류정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눈 내린 화홍문을 담고 싶어서 내려가서 돌담길 중간까지 갔다. 거의 처음 찍어보는 뷰. 처음 찍는 뷰를 눈이 담긴 뷰라니.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눈 내리는 순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던 날. 너무 폭설이라서 사람이 없었던 걸까.

 

눈 내리는 방화수류정

용연은 이미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었고 이 근처에 삼각대를 가지고 와 사진 찍는 사람이 두세명 보였다. 대단한 열정이 느껴졌었던 분들. 멋진 사진들 찍으셨겠지.

 

용연 근처에서 카메라가 꺼졌다. 눈을 맞아서 꺼진건지, 밧데리가 다 되어서 꺼진 건지 아리송하긴 했다. 창룡문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 볼까 하다가 다음 날 출장이 걱정돼서 돌아가야지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도 조용했으며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으며 오는 길은 낭만적이었다. 다시금 이런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이후 눈 내린 날이 몇 번 더 있었지만 일이 있거나 수원을 아예 벗어난 날이어서 이런 구경을 하지 못했다. 역시 할 수 있을 때, 할까 말까 고민할 때는 하는 게 현명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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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 오던 날 

 

2017년 첫눈이 드디어 내렸다.

23일인지 24일인지 모를 시간. 뭔가 하얗던 하늘이 심상치 않더라니 어느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 들고 iso 6400까지 올리고 길을 나섰다.

 

 

처음이란건 언제나 다른 느낌을 준다.

같은 것이라도 첫, 처음이 붙으면 뭔가 좀 애틋한 느낌이 든다 해야하나.

그래서 매년 첫눈은 좀 다른 느낌이다.

첫비는 그런 거 없는데.

 

 

언제부터 내렸는지 모를 눈으로 거리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다.

 

나무가지 위로 쌓인 눈.

 

학교로 들어와 한 바퀴 쭉 돌았다.

장갑 없이 주머니에 손 쑥 집어 넣고 입김을 불면서.

붕어빵 있으면 딱인데.

 

웃자.

 

디도 앞 잔디밭도 눈으로 가득했다.

깨끗한 곳 찾아서 손가락으로 스마일.

손가락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역시 함부로 만지면 안되는데.

 

 

학교 건물 중 가장 멋진 건물.

눈이 내린 풍경은 처음인가. 적당히 쌓인 눈이 더 멋드러지게 만들어줬다.

마침 왼쪽은 푸르스름하게, 오른쪽은 붉게 켜진 조명이 더 멋지게 해줬다.

 

 

날씨는 추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눈이 오다 안오다를 반복했다. 좀 더 함박눈이 내리면 좋았을텐데.

 

 

첫눈이 온 날, 그렇게 겨울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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