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그리고 민락 수변공원
부산에 갈 때마다 한 번씩 가는 곳이 있다. 친구가 옛날 옛적 처음 소개해줬었던 곳, 황령산 전망대. 친구가 딱 차가 생겼을 때라 데려가 줬었는데, 그때의 야경을, 같이 먹던 치킨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여유가 있으면 부산에서 한 번씩 갔었다. 높은 곳을 좋아하고, 밤의 조용한 분위기도 좋아하고. 그러다 한 번 낮에도 가보자 싶어서 나서게 되었다.
산을 오르는 길이 두 가지 길이 있는데 한쪽 길은 그래도 왕복 2차선이고 한쪽은 1차선이기 때문에 올라올 때 내려오는 차량이 있으면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부산에 있을 수 있는 날은 별로 없어 겨우 길을 나섰지만 날씨가 영 좋지 못했다. 내가 그렇지. 내가 나서는데 날씨가 좋았던 적이 그렇게 많진 않다. 구름을 머리 위에 달고 있나 보다. 전망대에선 저 멀리 광안대교가 먼저 보인다. 생각보다 많이 멀긴 하다. 줌을 최고로 댕겨서 이 정도로 보일 정도니.
황령산이 좋은 게 위치마다 둘러볼 수 있는 부산 방향이 다르다는 거다. 봉수대 쪽으로 걸어가면 완전 도심을, 올라오는 길에 옆으로 빠진 산책로로 가면 항 쪽도 볼 수 있고.
이 날은 그래도 생각보다 더 많은 구름에 실망했다. 정상까지 올라 가봤지만 날씨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그냥 내려가야겠다 싶었다. 나중 어느 날, 날씨 좋은 날에 다시 와야 지란 생각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아쉬워 내려서 한 번 더 구경을 하고 내려갔다. 집에 갈까 하다 조금 아쉬워 바다 좀 더 보러 민락 수변공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고 조금 가야 했었지만.
수변공원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었다. 구름은 여전히 하늘을 덮고 있었다. 그래도 큰 구름이 덮은 게 아니라 조금 다이나믹한 모양이었다. 수변공원 끝에서 센텀 마천루가 보일 때까지 걸었다.
옛날 자전거 타고 자주 왔던 곳이었는데. 약간 분위기가 많이 바뀐 곳 중 하나다. 요즘은 해운대에서 민락 수변공원으로 많이 옮겨 왔다고 하던데. 옛날엔 생각도 못했을 일이다. 한산할 때 찾아갔지만 역시 붐비는 것보단 한산한 바닷가가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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