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다음 흐림, 수원 화성
6년차의 예비군 전반기 교육을 끝내고 시간이 좀 많이 남았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챙기고 바로 버스 타고 수원 화성으로.
저번 살던 곳보다 조금 더 멀어져서 갈 생각을 못했었는데 급 가고 싶어졌다. 산책하기 딱 좋은 곳.
버스 타고 3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수원 화성.
평일, 바람이 많이 부는 흐린 날, 저녁 전 시간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보통 화서문 앞에 사람들이 많이 쉬곤 했는데.
성곽길을 따라 슬슬 걸어다녔다.
바람이 생각보다 조금 세게 불었다. 약간 착찹한 공기로.
몇 그루 안되지만 겹벚꽃이 있었다.
이렇게 산책하면서 보긴 처음.
벚꽃 다음 겹벚꽃 이렇게 피는 듯한데. 조금 더 분홍 빛깔의 꽃이 이뻤다.
날은 여전히 흐리고.
흐린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겹벚꽃이 많이 떨어진 곳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액정이 보이지 않는 각도. 그냥 감으로 찰칵.
지난 가을 날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서 비슷한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다.
봄, 그리고 가을.
구도가 정확히 맞지 않아서 좀 이상하긴하다.
성곽길을 걷다보면 발 아래에 사진과 함께 포토존이라고 적힌 곳이 있다.
그러면 그 사진이랑 비슷하게 찍을 수 있다. 나름 멋있는 각도.
저녁을 안 먹어서 배가 너무 고팠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먹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컵라면은 처음 먹었는데 뭔가 어정쩡한 면의 느낌. 그래도 추운 날 라면은 맛났었다.
나와서 앞에 있던 성벽 조각 한 컷.
옛날에는 저렇게 생겼었나 보다.
그리고 바로 보이는 장안문도 한 컷.
차 하나 없는 사진을 찍고 싶지만 안되겠지.
여전히 흐린 날씨.
계속 걸어서 방화수류정까지 갔다.
구름 사이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문틈에 걸터 앉아서 계속 보고 있었다.
그러다 빵구 전화가 와서 이야기 좀 하고.
생각보다 운치있게 노을이 지고 있어서 하염없이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이 좀 찹긴 했지만.
그리고 내려와서 용연 쪽으로 내려갔다.
흐린 날의 용연과 방화수류정.
잠시 앉아서 구경.
점점 개여가는 구름이 좀 멋져 보였다.
완전 어두워지기 전에 버스를 탔다.
집에 오니 거의 어두워져 있었다.
가끔 이렇게 바람 쐬러 나가야겠다.
생각없는 곳에 갔었는데 생각이 더 많아져서 돌아왔다.
그래서 생각 안 하려고 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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