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UT SWISS, LUZERN
취리히 다음 목적지는 루체른이었다. 스위스는 교통 연계가 진짜 잘되어있어 이동하기 편하다. 그리고 편한만큼 엄청 비싸다. 보통 스위스패스를 사서 스위스를 여행한다. 나도 용산역에서 스위스패스를 구입했었고 사용하는 날짜를 적어서 기차를 탔었다. 꽤나 연계되는 여행지가 많아서 유용하다.
루체른으로 넘어오자마자 바로 향한 곳은 리기산. 산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곳. 스위스 패스가 있으면 쉽게 갈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했다.
유람선의 출발 선착장에서 바라본 루체른 시내 강가는 참 유럽스러웠다. 유럽 하면 떠오르는 건물들이 즐비했던 거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50분을 타고 가는데 다양한 풍경이 보였다. 멋졌던 먼 거리의 산.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계속 유람선 밖에 있었다. 좋은 날씨와 좋았던 바람.
이런 유람선을 타서 틀린 적이 거의 없다.
선착장에 내리고 리기산을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걸어 올라갔다. 가끔 뒤로 돌아봤는데 그 뒤에도 멋진 풍경이 있었다. 걷다가 한 번쯤 뒤돌아봐야한다. 놓칠 수 있었던 풍경이 가끔 멋지게 다가오더라.
리기산 정상을 찍고 한참 구경하고 밥도 먹은 뒤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길 옆으로 빨간 기차가 내려오고, 올라가고 있었다. 기차의 색감이 너무 이뻤다. 산인데 나무만 가득한 산이 아니라 들판 사이에 나무들이 조금씩 나와있고, 그 들판 사이 기찻길로 빨간 기차가 달리고 있다니. 롤러코스터 게임을 했으면 이렇게 꾸몄을 법한 풍경이다.
길을 내려오다 어느 밥집, 혹은 술집. 많은 어르신분들이 모여 계셨다. 그리고 지나칠 때쯤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보다 엄청 화음이 잘 맞는 멋진 노래. 당연히 가사는 잘 못 알아들었지만.
걷는 길 옆으로 바로 기차가 지나갔다. 다양한 모양의 기차가,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올라가고 있었다.
2시간 걸어서 내려왔나. 걸어오면서 다양하게 구경했다. 들판에 풀어져 있는 소들이나, 천천히 달리는 기차,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과 강, 동네 주민들의 노래 구경까지.
리기산이 스위스 트래킹 여행의 시작이었다.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다시 나와서 시내를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해가 너무 쨍쨍한 하루였다. 이러다 타 죽겠다 싶어 숙소에서 쉬다가 조금 선선해진 뒤 숙소에서 만난 룸메들과 카펠교 근처에 있는 맥주집으로 향했다. 외국에서 피처가 나오는 맥주집이었다. 사람도 많았고, 분위기도 좋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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