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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네덜란드

 

사실 나와 친구가 잘못한 거다. 유럽에서 짐을 선반 위에 올려놓고 자버렸다. 한국의 기차를 생각했었는지. 조심했어야 했는데 생각이 없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기 전 잠에서 깨고 짐을 챙기려고 봤는데 선반 위에 올려놓은 친구의 백팩과 나의 카메라 가방이 없어졌다. 내려야 하는데 어디 갔지 생각하다 아, 훔쳐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려야 하니 남은 짐을 들고 내렸다. 비싼 내 카메라, 야간열차 티켓이 다 있던 친구의 백팩. 여행 반도 안돼서 찾아온 위기였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비쌌던 카메라가 없어지니 멘붕이었다. 거기다 여행 중 타야 할 야간열차 티켓도 없어지다니.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일단 암스테르담에서 내려 캐리어를 보관함에 넣어두고 거리를 걸으며 한국에 연락도 해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봤다. 너무 멘붕이어서 그냥 길거리에 앉아서 거리를 보기만 했다. 좀 돌아다녔어야 했는데 그럴 멘탈이 아니었다.

 

암스테르담의 거리

조금 더 차분한 느낌으로 돌아다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은 암스테르담이다.

 

암스테르담의 거리

걸으면서 해결책을 찾다가 경찰서에서 분실신고를 하고 서류를 떼기로 했다. 여행자 보험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친구랑 나는 역의 경찰서로 가서 누군가 훔쳐갔다고 하며 경찰관이 주는 서류를 작성하고 다른 서류를 받았다. 다행히 한국에 돌아와서 조금의 보상을 받을 순 있었다. 하지만 런던, 브뤼셀에서 찍은 사진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아예 없어진 건 어떻게 하지 못했다. 이게 내 유럽여행의 사진이 아이폰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이유다. 조금 더 이쁘게 찍고 남길 수 있었을 건데. 조심했어야 했는데. 여행 중 간간이 생각나는 카메라에 한 번씩 기분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털어내려고 많이 노력했었다.

 

정상 상태에서 돌아보고 했으면 진짜 이뻤을 도시였는데 너무 아쉬웠던 암스테르담. 경찰서만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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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벨기에

 

지독한 냄새를 참고 참으며 도착한 벨기에. 런던과 달리 맑은 날씨가 반겨주고 있었다. 숙소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캐리어를 끌고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 향한 곳은 오줌싸개 동상. 어느 인터넷에서 직접 보면 실망할 수 있다는 글을 봤었는데, 직접 보니 약간 실망. 말 그대로 작은 동상이었다. 옷만 힙하게 입은. 근처에서 먹은 소시지와 맥주가 더 생각이 난다.

 

Manneken Pis

캐리어를 끌고 참 잘 돌아다녔다. 지금 하라면 그냥 기다렸다가 체크인 하고 돌아다녔을 거 같기도 하다. 오줌싸개 근처에 있던 광장을 돌아다녔다. 옛 건축물이 둘러싸고, 유럽풍의 건물양식과 따닥따닥 붙어있는 건물이 있는 유럽 구시가지 느낌의 광장, Grote Markt, 마르크트 광장이었다. 이런 광장에 있으면 유럽에 있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Grote markt

그러던 중 우리가 길을 헤매고 있는거 같으니 어느 벨기에인이 와서 알려준다고 한다. 순수했고 아무것도 몰랐던 우리는 착한 사람이네 하고 따라갔다. 그러던 중 한국 이야기가 나오고 자기가 씨름을 안다고 갑자기 나에게 씨름 자세를 취했다. 어리둥절하면서 의심을 했었는지 나는 내 손으로 내 폰을 주머니 깊숙이 누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놈이 폰을 가져가려고 했다. 다행히 내가 누르고 있어서 폰을 빼가지 못하고 갑자기 도망치더라. 어이가 없는 순간. 서울에서 코베이는 게 아니라 유럽에서 코 베일 뻔했다. 근처 어느 상점 아저씨가 나와서 여기 위험하다고, 저런 놈들 많다고 조심해라고 알려줬다. 유럽 1차 뻐킹 유러피언이었다.

 

아이폰을 감길뻔한 어느 거리

가슴을 쓸어내리고 잃어버린 거 없이 돌아다니다 숙소 체크인을 하고 쉬다가 맥주 한 잔 하러 나왔다. 그냥 사람 많은 펍에 들어가서 호가든 한 잔. 호가든을 그전에 마셔봤었나. 기깔난 맛이었다. 한 잔만 하기 아쉬워서 근처 슈퍼에서 맥주랑 과일 사서 아무 공원으로 들어갔다. 나는 레몬과 맥주, 친구는 사과와 맥주.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바람 쐬면서 오후에 있었던 일과 그놈을 욕하며 한 잔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길거리 Pub

숙소에서 밤 10시의 창 밖 풍경. 해가 정말 늦게 지던 벨기에.

짧은 벨기에 일정이었지만 다이나믹했던 벨기에였다. 좋았던 광장, 펍의 맥주, 공원에서의 맥주였지만 다음 날 두 번째 퍼킹 유러피언으로 나는 아직까지도 벨기에를 욕하고 있다.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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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영국

 

오랜만에 옛 사진을 봤다. 아이폰4s로만 남겨져 있는 나의 유럽여행 폴더가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할 걸 찾던 중이어서 옛 사진 보면서 편집이나 좀 해봐야 지란 생각에 몇몇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골랐던 94장의 유럽 사진. 편집도 좀 할 겸 어느 인스타에서 봤던 형식으로 꾸몄었다. 인스타에선 쉽게 꾸민 것 같았는데 역시나 쉬운 건 아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완성했던 사진들. 다시 꺼내본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 어쩌다 보니 유럽여행이 세워져 있었다. 친구 어머님과 엄마가 이미 생각해놓으셨고 친구와 나는 따르기만 했던 여행. 호텔, 항공은 여행사를 통해서, 계획은 우리가 알아서 세우는 여행이었다. 긴 해외여행은 처음이었고 뭘 봐야할지도 몰랐던 그때의 나. 친구랑 여행 정보를 알아보자 해서 갔던 PC방에선 게임 2시간 자료 찾기 10분 정도로 끝냈었고 어영부영 출발일자가 다가왔다.

 

출발

긴 시간 비행기를 타는 건 처음이었다. 가까이 일본까지는 가봤었는데.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처음. 이상하게 비행기 탈 때 터지지 않을까란 이유 모를 무서움이 있기에 긴 비행시간이 달갑지 않았다. 그래도 잠도 자고, 기내식 잘 챙겨 먹고 하다 보니 런던에 도착하게 되었다.

영국 도착하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는데 그렇게 비쌀 수가 없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지하철이 이런 가격에 타는 게 말인가라고 생각했던 것만 기억난다. 만원 정도였나. 잘못 샀던 걸까. 그렇게 비싼 지하철을 타고 걷고 걸어서 숙소에 도착. 근처 슈퍼에서 먹을 것 좀 사서 들어와 먹고 첫 여행 일정을 위해 잠을 청했다. 첫날 꿈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친구가 날 버리고 한국으로 가버리는 꿈.

 

Big ben

숙소 조식을 먹고 일정을 시작했다. 먼저 런던하면 떠오르는 빅벤으로. 가는 열차 티켓은 역시나 비쌌다. 도착하니 하늘은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영국의 날씨인가. 그런 흐린 날씨가 더 내가 아는 런던다워 보였다. 사진 찍고 걸어 다니다가 런던아이도 타보고 서브웨이에서 밥도 챙겨 먹고. 서브웨이를 처음 가봤었는데 진짜 좋았었다. 가격도 쌌고.

 

LEGO Elizabeth

첫날부터 엄청 걸었다. 생각해둔 장소는 별로 없어서 지도 보고 가고 싶은 곳 찍어서 가고, 돌아오고 한다고 엄청 걸었었다. 정말 계획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여행. 그러다 들른 한 장난감 가게. 해외 와서 왜 장난감 가게인가 싶겠지만 그땐 가고 싶었다.

 

Duke of York column

길 가다 본 동상 앞에서 쉬기도 하고, 다시 걷고. 어느 백작의 동상. 알고 들린 곳이 아니라 우연히 만난 곳이었다.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앞에서 휴식을 취했다.

 

London eye

다시 런던 아이와 빅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날이 조금씩 개고 있었다.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여유롭게, 힘들게 계속 거닐었다. 그 다음 계획은 타워브릿지. 불 켜지는 야경까지 보기 위해 천천히 걸어갔다. 생각보다 먼 거리였다. 스마트폰이 있지만 잘 쓰지도 못한 시절, 구글 맵을 보고 걸었는지, 지도를 보고 걸었는지 가물가물하네. 골목골목길로 걸어갔던 기억은 있는데. 그러던 중 힘들어 중간 어느 잔디밭에 누워서 휴식. 그전까지 도심 속 잔디밭에 누워본 적이 없어서 그랬나, 그 기분이 엄청 좋았었다. 여유롭다고 느끼면서 편안해지는 느낌. 해는 가려지고, 잔디와 바람은 시원했고. 여유를 즐기다 다시 출발해서 타워브릿지에 도착했다. 이때쯤이면 해가 져야하지만 여전히 밝았다. 시간을 축내기 위해 근처 스벅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그냥 집히는 아무 메뉴를 시켜 어두워지기 기다렸다.

 

Tower bridge

조금 어두컴컴해지고 타워브릿지로 나갔다. 이리저리 사진도 찍고 앞 잔디밭에 누워서 완전히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2012년은 영국에서 올림픽을 하던 때. 타워브릿지에 오륜기가 걸려있었다. 서서히 어두워지고 가지고 있던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었다. 그렇게 구경을 다 끝내고 뭘 할까 하다가 어두워진 빅벤과 런던아이가 보고 싶어서 가보자 했다. 그 먼 길을 다시 돌아가기엔 빡셀거 같긴 했지만 기왕 온 김에 가야지란 생각에. 걸어가면서 조금 후회하긴 했지만.

 

London eye
Big ben
London eye

카메라로 찍었었지만 다행히 아이폰에 남아있던 사진들. 화질이 많이 깨지고 노이즈도 많았지만 남겨서 다행이다. 빅벤, 런던아이 주변을 걸으면서 마무리 야경을 즐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빡센 유럽여행 첫 날을 보내고 아주 숙면을 취했다. 덕분에 시차 적응 따윈 없었던 거 같다.


산책

전 날 무리를 해서인지 아침 식사를 하고 올라와 좀 더 잤다. DND마크를 안해놔서 청소아줌마가 들어왔고 그 소리에 깨게 되었다. 둘째 날의 계획은 주변 탐방. 여유롭게 웸블리 주변을 거닐었다. 길거리도 돌아다녀보고, 지도 없이 그냥 걸어 다녀보고, 초원에도 들어가 보고, 길이 아닌 곳도 들어가 보고, 애들 노는 놀이터에서 우리도 한 번 놀아보고,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초록색 아이스크림도 사 먹어 보고, 너무 힘들어 길거리에 주저앉아 립싱크 놀이도 한 번 해보고. 

 

동네 길거리

명소에 가서 매체로만 접한 건물들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이런 이국적인 냄새가 풍기는 길거리가 더 좋았었다. 나름 만족하며 걸으며 사진도 많이 찍었었는데. 남아 있는 게 없네. 그만큼 빡세게 걸어야 해서 힘든 건 있었지만. 숙소 근처에서 피시 앤 칩스 사 먹고 숙소로 들어와 쉬었다.


St.Pancras

다음 날은 다음 목적지인 벨기에로 가는 날. 유명한 기차역에서 타게 된 유로스타. 출발 전 걸어다니며 구경했다. 역시 오륜기가 걸려 있었다. 

 

St.Pancras

와이파이를 켜고 다음 목적지에 대해서 검색을 시작했다. 뭐 그렇다할 정보는 얻지 못하고 출발. 앉아보니 앞 외국인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악취라고 해야 하나. 창밖을 보며, 풍경 보면서 3시간을 견디며 결국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 두 번째 여정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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