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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UT SWISS, INTERLAKEN

 

둘째 날 아침

원래 캐녀닝 하려고 했던 날. 아침부터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캐녀닝은 다음 날로 미루고 날씨가 갠다는 가정하에 행글라이딩을 예약했다. 비어버린 오전 시간은 시내를 돌아보며, 숙소에서 쉬며 보냈다.

다행히 오후엔 비가 그쳤고, 나와 같이 예약한 외국인들과 밴을 타고 산 위로 올라갔다. 단양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했어서 행글라이딩을 선택했는데 단양에서 무서웠던 만큼 스위스에서도 무서웠다. 그래도 가이드의 3, 2, 1 신호에 맞게 뛰고 한 번에 딱 날 수 있었다. 역시 난다는 건 무섭기도 하지만 짜릿한 경험이었다. 패러글라이딩보다 속도가 빨랐고, 누워서 타는 거라 색다른 느낌이었다. 여유롭게 하늘을 날다가 가이드가 롤러코스터 좋아하냐고 묻길래 좋아한다 하니 급강하를 2번 연속으로 해줬다. 저절로 함성이 나올 만큼 신난 순간이었다.

 

융프라우 가는 길
융프라우

역시 나는 날씨 운이 쓰레기다. 일정 중 하루를 잡은 융프라우 투어는 구름이 가득 낀 흐린 투어가 돼버렸다. 나름 기대 많이 하고 있었는데. 스위스는 유명 트래킹 코스의 정상의 날씨를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다. 융프라우 가기 전까지 구름이 가득해서 별 기대를 안 하고 올라갔다.

융프라우 정상은 놀랍게도 정말 하얀 세상이었다. 하늘도 하얗고, 눈도 하얗고. 너무 하얀 세상이라서 눈이 너무 아팠다. 정상에서 구경하는 동안 잠깐 갤 때 찍었던 사진. 

 

융프라우
그린델발트 

융프라우 구경을 마치고 내려 온 그린델발트. SNS에 멋진 풍경으로 유명한 그린델발트지만 날씨가 흐리면 조금 아쉬운 풍경이 펼쳐진다. 파란 하늘에 초록 들판이어야 조금 더 멋질 텐데. 아쉬웠던 순간, 아쉬웠던 날. 스위스에서 날씨 좋기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좀 피해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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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끝, 봄의 시작, 수원역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왔다. 거의 봄 날씨가 된 날.

집에만 있기 심심했다. 그래서 갑자기 떠오른 수원역으로.

부산 갈 때 한 번씩 역에 있으면 사진 찍고 싶었는데 멀리 가기 귀찮고 해서 수원역에 가기로.

 

 

출발. 분당선으로.

수원역에 도착해서 나가지 않고 1호선 안을 돌아다녔다.

 

 

처음으로 끝에서 끝까지 걸어봤다.

생각보다 역이 길었다.로 받은 노래를 들으며 계속 걸었다.

 

 

끝에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것도 보고.

 

 

평행 철도.

 

 

기차가 오는 것도 보고.

생각보다 기차가 많이 지나가더라. 거의 10분에 1~2대는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수원이 중추역할이었다.

 

 

햇살이 좋았던 날. 햇살이 비치는 역 벤치에 앉아서 좀 쉬었다.

계속 걷기는 힘들었다. 지하철 2개정도 그냥 보내고 다시 걸었다.

 

 

수원역에서 성대역으로 갈 때 자주보던 뷰.

그냥 지나가는 풍경도 어느 날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 곳이 자주 그랬었다.

언젠가 망원렌즈 사서 사진 찍어봐야지란 생각을 했었는데.

망원렌즈는 안 살거 같고 이대로 쭉 갈거 같아서 그냥 줌 땡겨서 찍었다.

 

 

1호선 역 투어를 끝내고 나와서 기차 타는 곳으로 나가봤다.

기차 나는 곳도 엄청 길었다. KTX가 기니까 그런건가.

5, 6번 탑승구에서 끝에서 끝까지 걸어봤다.

역 끝에서 비치는 햇살이 따뜻해서 좋았다. 사람도 끝엔 안오고. 나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다시 수원역으로 돌아가는 길.

 

 

3, 4번 탑승구는 한 쪽만 끝까지 갔다.

한 번씩 바라보면 감성적인 척하는 사진을 찍었던 곳.

끝까지 갔다가 다시 수원역으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넓었던 역에 지쳐버렸다. 체력이 쓰레기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생각보다 오래 있었다.

좀 더 풀리면 좀 더 찍으러 다녀야지.

 

이상했던 한 달이 지나가고, 겨울도 지나갔다.

겨울의 끝, 봄의 시작.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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