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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 수원 화성 

 

눈이 오는 날이 그리 많지 않았다. 부산을 벗어나면 눈을 많이 볼 줄 알았는데 군대 말고는 그렇게 많은 눈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주말, 눈이 내린 날, 아니 내려서 그쳤던 어느 점심이었다. 조금이라도 눈 내린 거리를 보고 싶어서 수원 화성으로 향했다. 많이 내리지 않아 녹았을까, 괜히 가는건 아닐까 그런 걱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화서문 근처에서 내려서 걸었다.

 

누군가 다녀간 서북각루.

눈이 아주 소박하게 쌓여 있었다. 좀 펑펑 내려서 쌓인 눈을 밟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눈이 잘 안오는 듯 하다. 눈이 내렸지만 그렇게 많이 춥진 않았다. 눈이 내릴 땐 포근하게 느껴져 더 그런가 보다. 근처를 서성 거리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조금 쌓인 화서문.

눈이 내리긴 했지만 늦게 가기도 했고 많이 내리지 않아 쌓이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첫눈이라 좀 더 이쁜 배경을 기대했었는데. 눈이 많이 오면 나가기 싫고, 눈 풍경을 기대하면 쌓이는 날이 없는거 같고. 상황과 반대되는 것을 기대하는 건 변치 않는 듯하다.

 

밤&눈.

눈 오기 전에 찍었었던 북동포루 야경과 눈이 있는 북동포루. 한창 똑같은 장면을 찍고 반반치킨처럼 편집하는 것에 맛들려서 해봤었다. 그 전에는 어떤 장소에서 어떤 높이로 찍었었지를 떠올리며 비슷하게 찍으려고 몇 컷을 찍었었다. 그런 두 사진을 합쳐보면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뭔가 많이 안 어울리는 대비. 다른 느낌을 섞는다는 게 쉽진 않다. 그래도 이 사진은 한동안 폰배경을 차지하고 있었던 사진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산책을 계속했다. 처음에는 춥지 않았지만 역시 겨울은 겨울.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하고 돌아갈까, 좀 더 걸을까 고민하다 언제나 같은 선택인 좀 더 걷자를 택했다. 눈 내리는 날을 맞이하는 게 쉽지 않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어느 누군가 길거리도 아니고 자전거 보관대도 아닌 성벽 아래 눈덮이기 전에 세워둔 자전거. 공유 자전거같은데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눈이 많이 없어 아쉬웠던 용연.

결국 걷다걷가 방화수류정, 용연까지 갔었다. 딱 이정도. 화서문에서 장안문을 거처 방화수류정까지. 항상 걷는 코스. 잘 걸었다.

 

걷기 좋은 성곽길과 낮, 밤, 날씨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기 좋은 풍경. 수원에서 제일 걷고, 보기 좋은 곳은 수원화성인가 싶다. 언제 또 눈 덮인 수원화성을 보려나. 눈이 내린다고해서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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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름 밤 산책, 수원 화성 

 

 화서문 > 서장대, 화성행궁 

 

벌써 가을이 끝나가는데 여름 사진이라니.

한 여름 날, 산책하러 수원 화성으로.

오랜만에 온 친구 전화를 받으면서 버스를 타고 갔다.

어디서 내릴까 하다가 화서문에서 내렸다.

7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밝네. 여름은 여름이었나 보다.

 

 

화서문 안쪽에서 찍은 사진.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서장대에 오르기로 생각했다.

 

 

너무 오래전에 올랐었나. 이렇게 가파른 길을 올라갔었나.

왠지 힘들어보이는 산행길.

 

 

뒤돌아서서 사진도 찍으며 올라갔다.

숨이 차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높았다. 그냥 등산하는 느낌이랄까.

여름이라 숨이 더 막히는 느낌.

역시 높은 곳은 여름에 가는 게 아니다.

 

 

땀 뻘뻘 흘리며 도착한 서장대.

오랜만인듯.

도착했을 때 하늘이 핑크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핑크빛 배경으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특히 커플들.

 

 

서장대에 앉아서 쉬었다.

좀 더 오래 쉬고 싶었는데 좀 앉아 있으니까 모기가 너무 몰려서 더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삼각대도 없어서 손각대로 그냥 찰칵.

생각보다 잘 찍힌다.

 

 

서장대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화성행궁 사진과 어두워지고 찍은 화성행궁 사진을 합쳤다.

화성행궁의 밤과 낮, 낮과 밤.

 

조금 더 돌아다니며 구경하는데 모기가 너무 많았다.

나무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다리가 너무 가려워서 하산.

 

 

내려오면서 찰칵.

인터넷에서 본 노이즈 없애는 편집을 썼다. 생각보다 효과가 있다.

 

 

걸을 때는 조금 더 걷고 싶은 분위기의 길이었는데 잘 못담겠더라.

 

 

마지막으로 본 화서문의 야경.

 

어느 날부터 수원화성에 꽂혀서 자주 가게되었다.

좁아보이지만 생각보다 이쁜 곳이 많은 수원화성. 계절마다 다른 느낌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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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린, 수원, 수원 화성 

 

 화서문 > 서북각루 > 화서문 > 방화수류정 > 용연 

 

변화의 결과를 기다리는 어느 주말 전 금요일.

집에만 있기엔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카메라를 들고 화성으로 향했다.

퇴근 후 멍하니 있다 나가니 좀 늦은 시간이 되었다.

가는 도중에는 완전히 해가 지지 않았었는데 도착하니 어두워진 후였다.

 

 

화서문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멀리 달이 뙇 보였다. 둥글둥글한 보름달.

딱 이날이 새벽에 블러드문이 뜨는 날 전날이었다. 블러드문 보려고 했었는데 다음날 새벽인줄 알고 일어나지도 않았지만.

 

 

원래는 화서문에서 장안문으로 바로 가려고 했는데 뭔가 서북각루로 오르고 싶어서 언덕길을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높은 곳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나도 주저앉아 쉬며 사진을 찍었다. 여름바람이 부르고 있었다.

 

 

다시 내려와서 화서문 사진을 찍었다.

많은 사람들이 화서문 앞 돌벤치에서 쉬고 있었다.

나도 집앞이면 자주 나올 거 같았다. 마치 한강 근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한강으로 가는 느낌.

 

 

그리고 걸었다.

여름 느낌 물씬 나는 거리가 좋았다.

 

 

어릴 때 여기서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서 비슷하게 찍었었다.

똑같은 위치인지는 모르겠다.

달이 유난히 빛나는 밤.

 

 

장안문을 지나 용연으로 가는 길. 성곽 윗 길로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안문 배경으로 차량 궤적을 찍고 있었다.

이 날은 성곽이 더 맘에들었다. 멀리 빛나는 달이랑 어울렸다.

 

 

걷기 딱 좋은 길.

아래든, 위든.

 

 

용연까지 계속 걸었다.

 

 

방화수류정에는 사람이 많아 바로 용연으로 내려왔다.

풀밭에 앉아 사진을 찍는데 역시나 모기가 엄청 많았다.

지옥같은 더위에 모기가 없었는데 이번 여름 처음 물렸다. 역시 물 있고 나무 있는 곳은 피해야하는데.

 

 

자리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모기 물린 곳이 너무 가려워서 오래 있을 수 없었다.

아쉽.

다음엔 스프레이라도 챙겨서 가야겠다.

 

 

정말 말도 안되는 더위가 계속 되고 사진 찍을 생각이 잘 들진 않았지만 잡다한 생각없이 집중하기엔 사진만한 것도 없는 듯 하다.

밤엔 그래도 찍을만 하지만 정말 낮에는 못나가겠다.

 

개같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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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산책, 경복궁 야간개장 

 

친구 인스타를 보다가 야간개장을 갔다왔다는 내용을 봤다.

갑자기 끌렸다. 한 번은 가봐야지 생각했었던 야간개장이었는데.

마침 교육이 있어서 칼퇴가 보장된 금요일이었다. 바로 인터파크에서 티케팅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금요일이 되고, 평소보다 일찍 마쳤다. 집에 와서 카메라 챙기고 바로 지하철 타고 출동.

정말 멀었다. 팟캐스트 하나 다 듣고서야 도착했다.

 

시청역에 내려서 걸어갔다. 저녁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사먹었다. 뭔가 혼자 산책할 때마다 컵라면을 먹는 기분이더군.

7시반이 넘었지만 조금 밝은 하늘.

표를 끊고 입장.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금요일이라서 그런가.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근정전.

해가 넘어가기 딱 전. 조명이 켜진 시간.

근정전 근처로 한 바퀴 쭉 돌았다.

 

 

그리고 불 켜진 근정전 내부를 구경.

밤에 여기 앉아서 밖을 내다보면 좋을 거 같다.

 

 

열려 있던 창문으로도 한 번씩 보고.

 

 

용이 그려져 있던 천장.

저번처럼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개판이 되었겠지.

 

 

근정전을 둘러 싸고 있던 곳.

인물 사진 찍기 딱 좋은 곳인데.

 

 

조금씩 더 어두워졌다.

별같은 인공위성도 보이고. 딱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쭉 걸어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창문.

은은하게 빛나는 게 따뜻하게 보였다.

 

 

경복궁 전체 야간개장이 아니었다.

안쪽은 들어갈 수 없었다. 좀 아쉬웠다.

 

구경하다가 들린 경회루.

딱 바람 선선하게 부는 날씨에 어울리는 장소.

사람도 많았다. 다들 인증샷 한 장씩 남기느라 바빠 보였다.

 

 

경회루 한 바퀴 돌면서 구경했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은 다들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유유자적하게 날씨 선선한 날 경회루같은 곳에 올라서 술 한 잔과 함께 놈팽이처럼 있고 싶어졌다.

여유롭게.

 

 

이쁜 곳을 보니 혼자 온 게 아쉬웠다.

저번에 다음 궁을 올 때는 혼자가 아니길 바랬던 거 같은데.

 

 

완전히 어두워지고, 경회루를 한 바퀴 딱 돌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갔다.

 

 

완전히 어두워진 길을 다시 걸었다.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진도 찍어보고.

가만히 서서 구경도 해보고.

 

 

그러다 다시 경회루 쪽으로.

 

 

경회루를 볼 수 있는, 건널 수 없는 문에서 구경.

 

 

천천히 둘러봐서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갔다.

어느새 나가라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다시 근정전으로 나와서 사진을 찍고,

 

 

밤산책을 마무리 했다.

 

 

나오면서 광화문 광장에 있는 이순신 동상 뒷모습과 달이 이뻐서 한 컷.

 

처음 갔던 야간개장. 모든 장소를 개장한 게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멋진 경치는 좋았다.

낮에 구경하는 궁과는 전혀 다른 맛.

학생같아 보이는 애들이 지나가면서 진짜 멋지다라는 말을 하더라.

이런 궁같은 게 많아야 좋을텐데라는 생각과 근정전에서 밖을 보면 높은 빌딩들이 보이는 게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교차.

아쉽다.

 

다음에는 다른 궁 야간개장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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