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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부터 밤까지, 방화수류정 

 


 용연 

 

방화수류정 밖 용머리 바위 아래에 주변의 경치를 살려 연못을 만들었는데 이를 용연이라 이름을 붙였다.

용연에는 전설이 있는데 옛날 옛적에 승천을 기다리는 이무기가 있었다. 이 이무기는 연못으로 놀러 나오는 소녀를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소녀는 발이 미끄러지며 연못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무기가 그 소녀를 구해주었다. 그 소녀는 용이 구해준 걸 알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이무기는 용으로 승천할 시간이 되었지만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소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옥황상제에게 도움을 청하자 두 가지 선택권을 줬다. 지상에서 사람이 되어 소녀와 살 것인가,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할 것인가. 이무기는 승천을 택하게 된다. 승천하는 날,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데 저 멀리 소녀의 집에서 소녀가 자신을 보는 것 같은 환상이 들었다. 뭉클해진 용은 승천하지 못하고 용연으로 떨어지게 되고 용의 몸이 용연 옆으로 떨어져 언덕이 되고 머리 부분은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방화수류정 

 

동북각루로 화성 동북쪽 요충지에 세운 감시용 시설이다. 군사시설이지만 연못과 함께 있어 경치를 즐기는 정자로 많이 쓰였다. 방화수류정이란 이름을 정조는 '현릉원이 있는 화산과 수원 읍치를 옮긴 땅 유천을 가리키는 뜻' 이라고 풀이했다.


옛날에 한 번 찾아봤었던 용연의 전설. 어디든 저런 전설이 있는건가.

 

노을의 방화수류정
밤의 방화수류정

멍 때릴 시간이 필요하면 방화수류정으로 가끔 찾아간다. 그냥 멍하니 앉아서 쳐다만 보고 있는다. 소풍 가기 좋은 곳으로 갑자기 핫해져서 사람이 많아졌지만 옛날에는 그렇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름 한적한 맛이 있었는데.

 

달이 떠오른 용연의 방화수류정
시간쌓기, 방화수류정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쯤부터 조명이 켜지고 조금 어두워질 때까지 노래 들으면서 앉아 있었다. 약간 찹찹한 바람이 불어왔지만 가만히 한자리에서. 이번엔 카메라도 챙겨가서 중간중간 한 컷씩 찍기도 했다. 그렇게 찍은 걸 시간의 흐름대로 한 번 꾸며보았다. 우연찮게 사진 중앙에 뜬 달까지 맘에 든 사진이 만들어졌다. 멍도 때리고 맘에 드는 사진도 남기고.

 

언제 멍 때릴 때 또 가서 앉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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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수원 화성

 

집에만 가만히 있다 보면 좀이 쑤신다. 그렇다고 그냥 동네 한 바퀴 하기엔 뭔가 아쉽다. 그러면 버스 타고 일단 수원화성으로 가본다. 뭔가 루틴이 된 거 같다. 밤의 수원화성이 이쁘기에 더 그런 걸 수도. 장안문쪽에서 내려서 방화수류정으로, 창룡문쪽으로 가면 걷는 시간만 하면 30분 정도면 걸을 수 있는 거 같다. 보통 천천히 성곽길의 불빛을 즐기기에 좀 더 오래 걸리긴 하지만.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화홍문

날이 추울 땐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운이 좋으면 사람 하나 없는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

 

성곽길

방화수류정에서 쪽문으로 나와 성곽길을 따라 흙길을 걷다보면 성곽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각도가 나온다. 많은 사진가들이 이 곳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찍고 있다. 꽤나 좋은 뷰다. 멀리 장안문에 화홍문, 방화수류정에 그걸 어울리게 덮고 있는 성벽까지.

 

동장대&동북공심돈

성곽길 안쪽으로 걸어 멀리 동북공심돈과 동장대가 보인다.

 

동장대
동북공심돈
창룡문

동장대와 동북공심돈을 지나 창룡문까지. 생각보단 거리가 있지만 생각보단 멀지 않은 곳. 이 정도까지 걸어오면 시린 바람에 얼른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성곽길이 아닌 도보로 가게 되면 조금 더 빨리 장안문 버스 정류장까지 갈 수 있다. 이것까지 한 루틴이 돼버린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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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독일

 

독일, 뮌헨이 다음 도착지였다. 숙소에 도착하고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등록이 안되어있다고 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막 이야기를 했는데 명단에 없다고 했다. 그러다 나와서 어떡하지 하다 문득 옆 호텔에 갔는데 등록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잘못 찾아간 게 아니라 다른 옆 호텔에 등록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씩씩 거리며 체크인을 하고 늦은 시간에 저녁이나 먹자고 나갔다. 멀리 가기엔 힘들고 지쳐 근처 아무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안되던 일이 그나마 해결되고 지친 상태라서 그런지 맥주가 시원하고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분이 좀 풀렸었던 거 같다.

 

방에서 본 노을

첫날은 그렇게 힘없이 보내고 다음날을 맞이했다. 피곤했던 우리는 실컷 자고 점심 조금 전이되어서야 나설 수 있었다. 우리가 처음 간 곳은 뮌헨의 중심지라고 하는 Marienplatz 광장. 이곳저곳 구경하고 광장에서 쉬었다. 앞에 있던 어떤 외국인이 풍경을 그리고 있었는데 재밌어 보이고 잘 그리고 있었다. 나도 저러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Marienplatz Square

광장도 구경하고 성당같은 곳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시내로 나왔는데 마침 이때 Christopher Street Day라고 지금 말하면 LGBT의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행렬이었기에 구경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렬에 참여하고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옷차림의 사람들도 있었고, 트럭 위에서 사탕, 콘돔을 뿌려주던 사람들. 유럽이 한국보다 더 다양하긴 한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Christopher Street Day

행렬에 벗어나 이리저리 구경다녔다. 오를 수 있는 시계탑이면 거의 다 오르고. 이번에 올랐던 건물은 무슨 건물인지 어딜 찾아봐도 나오질 않네.

 

어느 시계탑

광장을 벗어나서 조금 멀리 가보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식 공원인 English Garden.으로. 걸어서 가고 있는데 어느 다리 밑으로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구조 길레 물살이 저렇게 나오는 건지. 도심에서 이런 서핑을 즐기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너무 재밌어 보였다.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한 명씩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물살이 세서 그런지 위에서도 시원함이 느껴졌고 재밌어 보여 한참을 구경했다.

 

Surfing

다시 우리의 목적지로. English Garden으로 가서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탔다. 친구놈이랑 둘이서 이런 걸 타니 좀 그랬지만 그래도 여유를 즐기기 위해. 중앙 호수 섬에 걸려서 발로 밀어내기도 하고. 이쁜 햇살도 비춰주던 곳.

 

호수에서 보트

오래 걷고,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타고 하니 너무 피곤해서 저녁 사먹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 뮌헨의 날이 왔다. 우리의 목적지는 BMW 박물관. 생각보다 독일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어딜 갈지 잘 몰랐었다. 근데 막상 지금 생각해도 갈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롤스로이스

그 당시엔 몰랐는데 다시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 차가 롤스로이스였고 롤스로이스가 BMW 회사구나라는 걸 알았다. BMW가 생각보다 큰 회사구나. 그땐 그냥 차가 멋져 보이고 우람해 보여서 찍었었는데. 이리저리 박물관 안을 구경하고 시뮬레이션 같은 것도 한번 참여해보고.

 

BMW

박물관 돈 내고 들어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우린 차를 그렇게 돈을 내고 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고, BMW에 대해 지금만큼 관심이 없었던 어린 시절이라 그냥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가는데 갑자기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거의 홀딱 젖을 만큼 왔다.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는 구간이 없었다. 젖은 몸으로 짐을 챙겨서 다음 목적지를 향한 기차를 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탔던 쿠셋 기차. 제일 위칸을 배정받아서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트에서 샀던 빵과 스프라이트로 생명연장을 하며 잠에 들었다.

 

완전 다른 문화로의 여행이 처음이었다. 서로의 새로움에 놀라고 부러워하고. 내 삶은 내 길에 자연스럽게 맞춰가야 한다.

빈에서 뮌헨으로 향할 때 여행일지에 적었던 내용이었다. 여행을 반 정도 하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었나 보다. 항상 이런 일지 마지막에는 잘해야 하지란 말이 적혀있지만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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