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서 본 어느 외로운 나무. 고분들 사이로 홀로 나무가 있는 사진을 봤다. 대구를 가면 꼭 가봐야지 했는데, 결국 가게 되었다. 평일이었는데 몇몇 사람들이 고분에서 한적한 경치를 즐기고 있었다. 여유로운 느낌이 좋았다. 주차장도 꽤나 잘 되어있었고.
대구의 이 고분군은 삼국시대의 고분군으로 210여개가 있다고 한다. 조사했을 때 출토된 유물은 금귀걸이, 유리구슬, 무기, 음식물 등 다양했다고 한다. 5~6세기 정도에 조성되었으며 불로동 지역을 통솔하던 정치집단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꽤나 잘 나간 집단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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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은 생각보다 많았고 전체 면적은 생각보다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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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앉아 쉴수 있는 곳도 많고 오후 햇살이 딱 들어오는 순간이 이뻤다. 주변은 흔한 도시 풍경이었지만 한참 앉아 있었다.
요즘 꽤 핫한 전시전인 요시고 사진전. 서촌의 그라운드 시소. 평일 낮에 갔는데도 웨이팅이 있었다. 대략 40분 정도 기다려야 하는. 티켓팅하고 밥 간단히 먹고 오기 좋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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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받을 수 있는 그라운드 시소 본진. 전시장에서 조금 더 들어가서 표를 받을 수 있었다. 옆에 카페도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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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의 표지 커튼으로 전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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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가 어릴 때 축구를 하는데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 그걸 바라본 아버지는 다른 걸 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요시고는 친구들과 즐기려고 하는 거라 괜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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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체도 따뜻한 느낌이었지만 빛과 그림자를 아주 기깔나게 써서 그런가 더 따뜻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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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는 그래픽 디자인으로 사진에 입문하여 이런 대칭성이나 선에 대한 생각이 조금 남달랐나 보다. 패턴, 규칙성, 프레임 등등. 역시 사진 같은 것도 자기가 아는 게 나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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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살던 스페인의 사진 다음으로 여행을 하면서 찍은 여행섹션이 있었다. EXPLORE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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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사진 중에 제일 맘에 들었던 사진. 대칭과 색깔, 그리고 이 사진이 있던 벽지 색까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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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더웠지만 하늘은 이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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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사진. 부다페스트의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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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진. 일본 인물 사진들도 있었는데 이전 사진과는 느낌이 달랐다. 색다르게 찍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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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사진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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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2~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층마다 섹션으로 주제가 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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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살던 해안가의 사진들이 모여있는 곳. 꽤나 하이 앵글로, 다양한 각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진들이 있다. 드론으로 찍은 거 같지만 아니라고 한 거 보니 해안가 근처 높은 곳에 살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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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야외로 나가면 물 받아놓은 사진이 있다. 표지 사진 따라 찍을 수 있게 한 건가. 완전 하이로 찍기 어려워 똑같이 기분 내긴 어렵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발가벗고 찍힌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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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도 좋았지만 건물 자체도 이뻤다.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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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투어를 마치고 4.5층으로 가보면 약간 추가 사진들이 있다. 필름으로 찍었다고 했었나. 적혀있던 글귀가 기억이 안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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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 건물이 확실히 이쁘긴 이쁘다.
요시고의 사진들을 보면 직선, 대칭, 빛, 그림자가 강조된 사진들이었다. 특히 건축물 사진은 수직과 대칭성이 강조되었다. 내가 풍경을 찍을 때 많이 생각했던 것들이라 더 와닿았던 거 같다. 그리고 빛과 그림자를 쓰는 게 남달랐다. 건물마다 어떤 빛이 어울리는지 알아보고 그 사진을 찍었다는 요시고. 일출, 일몰과 마찬가지로 딱 원하는 각도로 들어오는 빛도 한순간인데 그걸 잘 캐치하고 찍는 거 같다. 사진전을 보고 나니 건물에 어울리는 빛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그림자까지도. 여행사진도 이뻤지만 건축과 빛, 구도에 대한 것들이 기억에 남았던 전시.
진천에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겨서 계획을 세웠다. 한 곳만 들리긴 좀 아쉬워서 조금 더 찾아보다가 찾은 배티성지. 성모마리아상이 숲 속에 있는 특이한 곳이었다. 배티성지는 천주교 성지로 조선말 천주교 박해 때 교인들이 숨어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배나무가 많아서 배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국 천주교회 첫 번째 신학생인 최양업 신부님의 사목 중심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분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 곳.
꽤나 오토바이 성지가 되어 있는 듯 했다. 구경하는 동안 많은 오토바이들이 왔다 갔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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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본 저수지, 마둔저수지. 차로 가다가 저수지가 보이 길레 들려서 조금 걸었다. 물에서 자라는 나무가 좀 신기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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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지나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가보면 신부님의 스토리를 그려놨다. 천천히 보면서 끝까지 올라가 보면 성모마리아상이 보인다. 숲 속에 상이 있고 그 앞에 돌의자로 계단같이 되어있었다. 이런 곳에서 미사를 들으면 색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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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지만 성당이나 절의 특유의 느낌이 좋다.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 있으면 뭔가 수그러드는 느낌.
일출 사진하면 가끔 보였던 사진이 시화호 송전탑들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사진이었다. 멀리서 떠오르는 해와 그 양쪽으로 세워져 있는 송전탑이 꽤나 멋있는 느낌을 주었다. 시화호가 서쪽이기에 수평선에서 나오는 일출은 아니지만 꽤나 멋진 사진들을 많이 봤었다.
시화호 방조제는 꽤나 길며 드라이브하기 괜찮은 길이었다. 그 긴 다리를 건너가면 근처 공영주차장이 있다. 무료로 주차를 하고 나오면 보이는 게 갈대밭. 꽤나 넓게 펼쳐져 있다.
원하는 스팟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몰라 갈 수 있을만한 길을 예측하여 걷기 시작했다. 예측이라기보다 그냥 걸은 거지. 갈대밭 안을 계속 걸었다. 날도 좋았고 걷기 괜찮은 날이었다.
갈대밭 반대쪽에 있는 메타세쿼이아길. 10년 정도 지나면 나무가 더 커져 진짜 멋진 길이 될 거 같았다. 아직은 조금 부족한 느낌.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 쭉 가면 원하는 송전탑이 보인다. 하지만 가보니 사람들이 찍었던 사진들은 불법으로 들어가서 찍은 곳이었다. 개구멍이라기엔 큰 철장이 찢어진 곳이 있어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있었다. 그 안으로 들어가 다리 위에서만 내가 본 사진 각도가 나오는 듯했다. 불법 사진들이었군.
아마 예전에는 불법이 아니었겠지. 사진이든 뭐든 딱 타이밍이 있나 보다. 그런 일출 사진 나는 못찍겠군.
다시 메타세쿼이아 길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길었다. 길도 길고 다시 가로지르는 갈대밭도 엄청 넓고. 생각지도 못하게 엄청 걸었네. 적당한 저녁시간에 돌아오는 방조제 길은 아주 막혔다. 덕분에 여유롭게 올 수 있었다. 오는 길에 방조제 옆으로 야경이 멋지겠다 싶은 곳이 있었는데, 언젠가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아주 먼 옛날 친구가 야경 이쁜 곳이라고 추천해줬었던 황령산 봉수대. 어렸을 때 올라가서 뜯어먹었던 치킨이 기억난다. 그 이후 가끔 혼자나 친구들과 찾아가는 곳. 바람 쐬기 딱 좋다. 주차하긴 좀 불편하긴 하다. 차 없으면 가기 불편하다. 올라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한쪽은 차선이 하나밖에 없으면 오는 차와 마주하면 이제 눈치싸움이다.
황령산 봉수대 전망대가 있다. 이젠 새롭게 단장을 많이해서 매점도 생겼고 하던데. 광안대교 방면을 보면 보이는 광안대교. 조금 멀어서 아주 작게 보인다.
광안대교 끝지점의 남천 쪽 장면.
전망대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진짜 봉수대가 있다. 봉수대 위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부산 시내 뷰. 서울만 하진 않지만 빽빽한 부산 야경.
봉수대 반대 방향으로 가면 데크가 하나 더 있는데 그쪽에선 부산항대교 쪽을 볼 수 있다. 부산의 꽤나 중심에 있기에 다양한 방향을 모두 볼 수 있는 곳.
봄의 중간 어느 날, 쏘카타고 달렸던 안성 팜랜드. 인스타에서 꽤나 많은 사진들을 봤었고 가봐야지 하다가 시간이 났던 휴일 날, 홀로 근처 쏘카로 갔었다.
생각보다 멀었다. 수원에서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일찍 가야지 했지만 역시 몸이 무거운 사람이라 점심쯤 출발하게 되었다. 역시 날씨는 흐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입장료가 비쌌다.
봄의 안성 팜랜드에는 두 가지 색이 펼쳐져있었다. 초록초록한 호밀과 노랑노랑한 유채꽃밭.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 넓었다. 팜랜드라 불릴만할 넓이였다. 그리고 나만 쉬는 날이 아니었기에 사람도 엄청 많았다. 애들 데리고 가족단위로 많이 보였다. 친구들 단체도 보이고.
날은 흐렸지만 더운 날씨여서 입고 간 긴팔이 원망스러웠다. 소매를 걷고 사이사이를 걸었다.
진짜 넓다. 사람이 많은데 넓어서 사람들이 사진 프레임에 안들어올 때가 많았다. 근데 벌도 진짜 많다. 꽃밭이라 그런지 벌이 진짜 많았다. 벌은 안 무서운데 소리는 무서웠다.
꽤나 이뻤던 색색깔의 의자. 사람들이 꽤나 사진을 찍었던 곳.
유채꽃밭과 호밀밭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걸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오래, 길게 걸었다. 몇만보를 걸었더라.
호밀밭 사이사이 사람들이 없어지길 기다렸다가 찍은 마지막 호밀 샷. 양쪽으로 유채꽃과 호밀을 이렇게 심으려면 돈이 많이 들겠지. 그런 생각부터 든다. 그래서 입장료가 비싼 건가. 거기다 휴일인 줄 모르고 버스전용차선을 달렸다가 딱지를 받았다. 쏘카에 입장료에 과태료까지. 풍경은 좋았지만 엄청 비쌌던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