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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독일

 

독일, 뮌헨이 다음 도착지였다. 숙소에 도착하고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등록이 안되어있다고 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막 이야기를 했는데 명단에 없다고 했다. 그러다 나와서 어떡하지 하다 문득 옆 호텔에 갔는데 등록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잘못 찾아간 게 아니라 다른 옆 호텔에 등록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씩씩 거리며 체크인을 하고 늦은 시간에 저녁이나 먹자고 나갔다. 멀리 가기엔 힘들고 지쳐 근처 아무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안되던 일이 그나마 해결되고 지친 상태라서 그런지 맥주가 시원하고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분이 좀 풀렸었던 거 같다.

 

방에서 본 노을

첫날은 그렇게 힘없이 보내고 다음날을 맞이했다. 피곤했던 우리는 실컷 자고 점심 조금 전이되어서야 나설 수 있었다. 우리가 처음 간 곳은 뮌헨의 중심지라고 하는 Marienplatz 광장. 이곳저곳 구경하고 광장에서 쉬었다. 앞에 있던 어떤 외국인이 풍경을 그리고 있었는데 재밌어 보이고 잘 그리고 있었다. 나도 저러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Marienplatz Square

광장도 구경하고 성당같은 곳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시내로 나왔는데 마침 이때 Christopher Street Day라고 지금 말하면 LGBT의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행렬이었기에 구경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렬에 참여하고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옷차림의 사람들도 있었고, 트럭 위에서 사탕, 콘돔을 뿌려주던 사람들. 유럽이 한국보다 더 다양하긴 한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Christopher Street Day

행렬에 벗어나 이리저리 구경다녔다. 오를 수 있는 시계탑이면 거의 다 오르고. 이번에 올랐던 건물은 무슨 건물인지 어딜 찾아봐도 나오질 않네.

 

어느 시계탑

광장을 벗어나서 조금 멀리 가보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식 공원인 English Garden.으로. 걸어서 가고 있는데 어느 다리 밑으로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구조 길레 물살이 저렇게 나오는 건지. 도심에서 이런 서핑을 즐기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너무 재밌어 보였다.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한 명씩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물살이 세서 그런지 위에서도 시원함이 느껴졌고 재밌어 보여 한참을 구경했다.

 

Surfing

다시 우리의 목적지로. English Garden으로 가서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탔다. 친구놈이랑 둘이서 이런 걸 타니 좀 그랬지만 그래도 여유를 즐기기 위해. 중앙 호수 섬에 걸려서 발로 밀어내기도 하고. 이쁜 햇살도 비춰주던 곳.

 

호수에서 보트

오래 걷고,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타고 하니 너무 피곤해서 저녁 사먹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 뮌헨의 날이 왔다. 우리의 목적지는 BMW 박물관. 생각보다 독일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어딜 갈지 잘 몰랐었다. 근데 막상 지금 생각해도 갈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롤스로이스

그 당시엔 몰랐는데 다시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 차가 롤스로이스였고 롤스로이스가 BMW 회사구나라는 걸 알았다. BMW가 생각보다 큰 회사구나. 그땐 그냥 차가 멋져 보이고 우람해 보여서 찍었었는데. 이리저리 박물관 안을 구경하고 시뮬레이션 같은 것도 한번 참여해보고.

 

BMW

박물관 돈 내고 들어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우린 차를 그렇게 돈을 내고 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고, BMW에 대해 지금만큼 관심이 없었던 어린 시절이라 그냥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가는데 갑자기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거의 홀딱 젖을 만큼 왔다.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는 구간이 없었다. 젖은 몸으로 짐을 챙겨서 다음 목적지를 향한 기차를 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탔던 쿠셋 기차. 제일 위칸을 배정받아서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트에서 샀던 빵과 스프라이트로 생명연장을 하며 잠에 들었다.

 

완전 다른 문화로의 여행이 처음이었다. 서로의 새로움에 놀라고 부러워하고. 내 삶은 내 길에 자연스럽게 맞춰가야 한다.

빈에서 뮌헨으로 향할 때 여행일지에 적었던 내용이었다. 여행을 반 정도 하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었나 보다. 항상 이런 일지 마지막에는 잘해야 하지란 말이 적혀있지만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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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느낌 세빛둥둥섬

 

기억으론 처음으로 혼자 가봤던 한강 다리가 세빛둥둥섬이 있는 반포대교였다. 마침 받은 친구 전화에서 궁상떨지말라라는 격언을 들었었다. 그것도 이제 오래된 이야기네.

 

서울에 일이 있는 김에 근처이기도 해서 반포대교를 들렀다. 고속터미널에서 내려 걸어갔는데 예나 지금이나 엄청 먼 느낌은 그대로였다.

 

반포대교 옆 계단에 앉아서 노래 들으면서 사진 한컷씩 찍으면서.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반포대교 위를 걸으러 올라갔다.

 

반포대교 초입
60
세빛둥둥섬
63빌딩과 여의도
다시 세빛둥둥섬
분주한 서울

언젠가 한강 다리는 다 가보고 사진찍어봐야겠단 생각을 했었는데 할 수 있을까. 가도 맨날 가기 편한 곳만 다시 가고 새로운 다리는 안가보네. 조금 독특하게 보정을 했는데 처음 봤을 땐 맘에 들었는데 다시 보니까 좀 이상한거 같다. 같은 눈으로 바라봐도 순간순간 느껴지는 게 다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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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밤, 수원 화성

 

수원에 살다 보니 제일 많이 가는 곳이 수원화성이다. 부산에 지낼 때는 광안리 바닷가를, 수원에선 수원화성을. 날씨가 좋거나, 바람이 알맞거나, 심심하거나 하면 일단 나가고 싶어 진다. 그것도 얼마 안 남은 늦가을 어디쯤, 또 다시 수원화성으로 향했다.

 

버스 내리는 곳은 장안문 근처. 장안문에서 용연쪽으로 걸을 것이냐, 화서문 쪽으로 걸을 것이냐는 그 순간의 선택에 맡긴다. 좀 걷고 싶으면 화서문쪽으로 가고, 멍 때리면서 쉬고 싶을 때는 용연 쪽으로 간다. 이번에는 좀 걷고 싶어서 화서문쪽으로 향했다.

 

삼각대 없는 준망원렌즈여서 손각대로 멀리멀리 있는 서장대도 찍어보고. 화각이 옛날 렌즈랑은 달라서 옛날엔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장면을 찍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이래서 많은 렌즈를 사람들이 사나 보다.

 

결국 화서문까지 걸어 걸어. 이왕 온 김에 조금 더 걸어 올라가 보기로 한다.

 

서북각루 바깥쪽 성곽길로 올라갈 수 있는데, 가을이 되면 여기 억새가 있다. 낮에도 이쁘고, 밤에도 이쁘다. 가을 낮의 억새 밭 앞에는 수많은 인증샷 찍는 젊은이들이 있다. 서로 찍어주는 젊은이들을 보면 참 좋을 때단 생각이 든다.

 

다시 걸어걸어 장안문까지. 삼각대를 귀찮아서 안 들고 갔는데 역시 밤에 찍으려면 필요한가 보다. 감도를 높여서 찍고 나면 찍는 순간엔 괜찮아 보이지만 막상 돌아와서 보면 아쉽다.

 

장안문 쪽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뷰. 북동포루/방화수류정/동북포루까지 한 번에 보이는 곳이다. 성벽이 괜찮게 뻗어져 있으며 그 사이사이 있는 포루들이 더 멋있게 만들어준다. 근처를 지날 때면 여기는 항상 찍는다. 생각보단 길게, 하지만 그렇게 많이 걷지 않은 날.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또 와야지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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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그리고 민락 수변공원

 

부산에 갈 때마다 한 번씩 가는 곳이 있다. 친구가 옛날 옛적 처음 소개해줬었던 곳, 황령산 전망대. 친구가 딱 차가 생겼을 때라 데려가 줬었는데, 그때의 야경을, 같이 먹던 치킨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여유가 있으면 부산에서 한 번씩 갔었다. 높은 곳을 좋아하고, 밤의 조용한 분위기도 좋아하고. 그러다 한 번 낮에도 가보자 싶어서 나서게 되었다.

산을 오르는 길이 두 가지 길이 있는데 한쪽 길은 그래도 왕복 2차선이고 한쪽은 1차선이기 때문에 올라올 때 내려오는 차량이 있으면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부산에 있을 수 있는 날은 별로 없어 겨우 길을 나섰지만 날씨가 영 좋지 못했다. 내가 그렇지. 내가 나서는데 날씨가 좋았던 적이 그렇게 많진 않다. 구름을 머리 위에 달고 있나 보다. 전망대에선 저 멀리 광안대교가 먼저 보인다. 생각보다 많이 멀긴 하다. 줌을 최고로 댕겨서 이 정도로 보일 정도니.

 

황령산이 좋은 게 위치마다 둘러볼 수 있는 부산 방향이 다르다는 거다. 봉수대 쪽으로 걸어가면 완전 도심을, 올라오는 길에 옆으로 빠진 산책로로 가면 항 쪽도 볼 수 있고.

이 날은 그래도 생각보다 더 많은 구름에 실망했다. 정상까지 올라 가봤지만 날씨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그냥 내려가야겠다 싶었다. 나중 어느 날, 날씨 좋은 날에 다시 와야 지란 생각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아쉬워 내려서 한 번 더 구경을 하고 내려갔다. 집에 갈까 하다 조금 아쉬워 바다 좀 더 보러 민락 수변공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고 조금 가야 했었지만.

 

수변공원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었다. 구름은 여전히 하늘을 덮고 있었다. 그래도 큰 구름이 덮은 게 아니라 조금 다이나믹한 모양이었다. 수변공원 끝에서 센텀 마천루가 보일 때까지 걸었다.

 

옛날 자전거 타고 자주 왔던 곳이었는데. 약간 분위기가 많이 바뀐 곳 중 하나다. 요즘은 해운대에서 민락 수변공원으로 많이 옮겨 왔다고 하던데. 옛날엔 생각도 못했을 일이다. 한산할 때 찾아갔지만 역시 붐비는 것보단 한산한 바닷가가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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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오스트리아

 

다음 목적지는 예술의 도시 오스트리아의 빈. 원래는 좀 이른 열차를 타려고 했지만 전 날 많이 걸어서인지 일어나질 못해 갈아타야 가는 열차를 탔다. 그것도 겨우겨우 뛰어서 잡은 열차. 가지가지하는 여행이다. 6인 객실 열차를 타고 향했었다. 유럽은 참 다양한 기차들이 많다. 좌석을 돌릴 수 있는 한국 것보다 불편할 수도, 여행 좋아하고 인싸 스타일이라면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빈에 도착하고 먼저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도를 들고 있었지만 지하철 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을 몰랐다. 그렇게 계속 헤매고 있다가 근처 가시는 어느 분이 우릴 안쓰럽게 보셨는지 오셔서 길을 직접 안내해주셨다. 유럽인들에게 몇 번 데이고 나니까 천사로 보였던 그분. 잘 살고 계시겠지. 숙소에서 조금 쉬다가 바로 중심지로 나갔다.

 

Athena

지혜의 여신 아테네 동상이 있던 국회의사당. 예술의 도시라 그런지 정교한 동상들을 아주 쉽게 접하고 볼 수 있었다. 뭔가 좀 널려있다라는 느낌을 줄 정도.

 

Hofburg

빈에서도 역시 우리는 계속 걸어다녔다. 이과생들이었던 우리는 아주 유명한 유럽의 도시들 말고는 잘 알지 못했고, 그만큼 빈에 대해 조사를 했으면 또 몰랐었는데 역시나 하지 않았기에 그냥 돌아다니기로 했다. 길 가는 대로 호프부르크 왕궁도 보고, 공원도 들리고.

 

빈 시청/Film Festival

멀리서 보여서 가게된 시청. 앞에 플랜카드로 Film Festival이 진행 중이라 알려주었다. 유럽 영화는 잘 모르고 영어로 나오는 영화는 자막 없이 보기는 불가능하기에 그냥 들어가서 분위기만 보려고 들어갔다. 페스티벌에 걸맞게 푸드트럭 같은 곳에서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팔고 있었다. 우리도 그중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사 먹었다. 우리 돈을 받은 중국인이 짜가 돈이 아니냐며 의심을 했다. 고액 지폐라서 그런 건지. 그런데 보니 지폐마다 사인 같은 게 다르게 되어있었다.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그냥 넘어갔었다. 지폐마다 다르게 되어있는 건가.

 

페스티벌 구경을 마치고 또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아까 들렀던 호프부르그 왕궁도 다시 가보고, 슈테판 성당에도 가보고.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이 반쯤 진행돼서 그런가, 긴 여행을 해보지 않은 반작용인가 너무 피곤했었다. 숙소 근처에서 파는 아무 버거를 사 먹고 들어와 그림을 그렸다. 뭔가 거리마다 있던 예술의 흔적들이 감명 깊게 다가왔었나 보다. 그렇게 여행하면서 그림을 끄적거리는 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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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체코

 

프라하의 여인이 방영된 이후 뭔가 로맨틱한 느낌의 도시로 자리 잡은 프라하. 어감부터가 벌써 감성적이다. 사실 가기 전까지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다. 세계지리도 잘 모르고 유럽도 잘 몰라 체코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다. 야간열차를 타고 자고 일어나서 바깥을 보기 위해 좌석을 벗어났었다. 자기 전까지 뒤에 차량이 더 붙어 있었는데 일어나 보니 뒤에 차량이 없어졌었다. 어디다 떼 버리고 왔나 보다. 그것도 모르고 실컷 자버렸네. 프라하에 맞게 야간열차를 끊어준 거겠지. 아니었으면 어디 모르는 도시에 내려져있었을 거다.

 

어느새 줄어든 열차

뭔가 유럽 기차역은 한국과 다른 느낌. 그래서 더 느낌이 있게 다가온다.

 

프라하역

숙소에 도착하고 주변을 돌아다녀봤다. 동네 수영장이 보여서 갈까 말까 하다가 다시 돌아간 숙소에서 축 쳐져버려서 가지 못했다.

 

잠시 둘러본 동네

체코에선 유로를 안 받는다길레 가지고 있었던 달러를 코루나로 바꿨다. 영어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조금 돌아다니며 고생했다. 돈을 바꾸고 지하철 표를 사고 구시가지로 나갔다.

 

프라하 구시가지

구시가지 광장에 있던 어느 시계탑. 유럽 어느 구시가지든 오밀조밀 건물로 둘러싸여 있고 중심엔 높은 시계탑이 있다. 뭔가 유럽의 국룰인가보다. 오밀조밀한 건물들이 조금씩 다른 모양, 느낌으로 있고. 웬만한 시계탑은 오를 수 있어서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그게 참 좋다. 한눈에 도시를 본다는 게.

 

시계탑 위

멀리 프라하성도 보이고 많은 게 보였다. 시계탑에서 바라본 프라하의 지붕은 약간 붉은 갈색톤이었고 햇살에 비친 느낌이 또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점점 프라하에 빠지고 있었다. 정각마다 시계탑 위에서 뭐를 연주했었는데 위에서 1번, 아래에서 2번 총 3번을 봤다. 정각마다 많은 사람들이 위, 아래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트램

한국엔 없어서 더 감성적인 트램. 유럽만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트램이다. 유럽틱한 건물, 도로와 잘 어울린다. 한국의 트램은 어떤 모양을 해야 한국과 잘 어울리려나. 생각 없이 트램을 탔었고 생각없이 내리고 싶은 곳에서 그냥 내렸다. 그리고 지도를 보니 우리가 생각한 방향과 반대방향이었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엄청 많이 걸었다.

 

프라하의 야경

힘들게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오고 날이 어두워졌었다. 낭만적인 프라하의 야경이 펼쳐졌다. 길거리에 파는 맥주 한잔씩 마시고 마냥 걸었다. 보이는 대로, 발이 가는 대로.

 

프라하의 야경
프라하의 야경
프라하의 야경

프라하성 근처까지도 가보고 이리저리 진짜 많이 걸었다. 그리고 진짜 분위기에 젖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맥주 때문일 수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그런 걸 수 있지만 너무 낭만적이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구시가지에 유럽의 따뜻한 전등이 비추는 거일뿐인데 다른 도시에 비해 왜 이렇게 낭만적으로 다가왔는지.

 

National Museum

실컷 걷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국립박물관 야경도 살짝 보고 싶어서 급히 내려서 구경했다. 낮에도 봤었는데 밤에 보는 건 조금 또 다른 느낌. 그렇게 원 없이 야경 구경을 하고 터질 거 같은 다리를 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눈을 뜨니, 전날과 좀 다르게 흐린 날씨. 그래 내가 여행하는데 매일 맑을 순 없지. 둘째 날의 목적지는 프라하성. 프라하성에 올랐을 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이내 그치기도 했지만.

프라하 성

둘러보면서 계속 구경했다. 넓디넓은 곳, 발 가는 대로 계속 걸어 다녔다.

 

프라하 성 정원 뷰

걷다 걷다 프라하 성 정원 쪽으로 가보니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높은 듯 안 높은 듯한 높이였다. 정원에서 이런저런 장난스러운 사진도 찍어보고, 어느 아이의 눈총도 받아보고. 사진을 다시 보니 흐린 날도 그만한 운치가 느껴지긴 한다.

 

정원을 지나

진짜 많이 걸었다. 실컷 걸었다. 걷다 지쳐 길거리에 파는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 먹고. 힘들어서 그런지 단 게 엄청 잘 먹혔다. 순삭 시키고 바로 다시 계속 걸었다. 왜 그렇게 걸었지. 목적지를 정한 게 아니라 정말 발 가는 대로 하는 여행이었나 보다.

Petrin lookout tower

프라하 성에서 저 멀리 탑이 보이길레 정말 머네, 갈 순 없겠지란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느새 눈 앞에 있었다. 여기에 도착하자 거짓말같이 맑아진 하늘. 오를 수 있는 탑이길레 당연히 티켓을 끊고 올랐다.

 

타워 뷰

오르는 건 역시 힘들었지만 위에서 부는 바람은 항상 그래 왔듯 시원했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라 프라하 성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머리

그렇게 구경을 끝내고 조금 쉬기 위해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어느 골목길로 가고 있는데 집 위에 사람 대가리가 있었다. 진짜 너무 깜짝 놀랐다. 일부러 놀래키기 위해 놓아둔 거 같다. 머리가 골목길을 향해 있고 미치지 않고서야 굳이 머리 동상을 저렇게 둘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놀래 웃음만 나오더라. 놀란 맘 부여잡고 걷고 또 걸어 숙소 가서 좀 쉬었다. 숙소에서 조금 쉬고 전날 못 간 수영장 갈까 하다가 너무 피곤해 그냥 야경 구경이나 한 번 더 하러 나가고 쉬기로 했다.

 

ROLLER COASTER

점점 해가 넘어갈 듯한 시간. 다시 길을 나섰다. 어디 유명한 곳보다 지도 보고 끌리는 곳으로. Prague Exhibition Ground라는 곳으로. 그냥 전시장인가 싶어서 가게 된 곳. 돌아다니다 안쪽으로 가보니 작은 롤러코스터가 있었다. 아무도 타지 않고 줄도 없었던 롤코. 갑자기 타보고 싶어서 친구랑 둘이서 타게 되었다. 생각보다 허술해 보이고, 덜컹거리는 게 무서웠다. 그게 또 재미겠지. 소리 지르면서 아주 재밌게 탔다. 그랬더니 다른 외국인들이 우리를 보고 재밌어 보였는지 와서 티켓을 끊더라. 우리가 영업을 해줬다. 소소한 프라하의 재미있던 순간.

 

프라하의 노을

프라하 시내 쪽으로 돌아와서 지는 노을도 구경하고 야경도 구경했다. 저녁은 파스타, 스테이크와 체코 맥주.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 싼 가격에 맛나게 먹었다. 약간 취기가 있는 상태로 걸으며 야경 구경. 프라하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프라하의 야경

물가가 싼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프라하. 도시 전체의 분위기로 보면 밤의 프라하가 제일 맘에 들었다. 참 이게 이름 덕인지, 진짜 분위기가 그렇게 한 건지. 언젠가 다시 한번 친구랑 말고 가봐야지 생각이 든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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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스위스

 

멘탈이 살짝 나간 상태로 어쩔 수 없이 다음 목적지 열차를 탔다. 다음 목적지는 스위스. 멘탈이 나갔지만 뭐 어쩔 수 있나라는 해탈한 상태가 되었다.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지란 생각이 이때부터였나 보다. 그런 상태로 기차를 타고 가다 창 밖을 보니 뷰가 환상이었다. 물 색깔도 너무 이뻤고 그 멀리 있는 산까지 너무 멋져 보였다. 이래서 스위스스위스 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그렇게 구경하니 어느덧 목적지인 인터라켄에 도착.

 

열차안에서 바라 본 스위스 뷰

인터라켄은 정직하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수 두개 사이의 동네이다. 호수 색깔은 하늘색과 에메랄드색 그 사이 어디쯤 색깔. 숙소로 향하는 길 풍경도 너무 멋졌다. 길 가다가 사진 찍고, 잠시 구경하고.

 

인터라켄

숙소에 짐을 두고 나왔다. 나오면서 길가다 만난 래프팅 홍보하는 사람한테 가서 래프팅을 신청했다. 190유로라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인터라켄 풍경에 래프팅은 재밌을 거 같아서 무리했었다. 예약을 하고 간단한 점심으로 샌드위치와 콜라를 사서 잔디밭 근처로 갔다. 좋은 경치와 별로인 점심. 마침 사간 콜라는 바닐라 맛이었고 정말 맛없었다. 콜라는 오리지날이지.

 

인터라켄
인터라켄

간단하게 점심을 챙기고 걸어 다니다가 산 위로 올라가는 열차를 발견했다. 산 위로 가는 열차라니. 바로 가서 타보기로 했다. Harder Kulm이라는 곳. 급한 경사를 오리는 열차도 신기했고 산 위에서 내려다볼 생각에 신났었다. 작은 열차는 아래 경치를 볼 수 있도록 유리창으로 되어 있었고 내려다보는 뷰는 역시 좋았다.

 

Harder kulm

왼쪽 호수, 오른쪽 호수도 보이고 그 사이 인터라켄이 보이고. 역시 경치는 위에서 아래로 봐야 제대로 보는가 보다. 낮풍경 중에서 제일 좋았던 순간. 이쪽에서 보고, 저쪽에서도 보고. 그 산 위를 둘러보다 미끄럼틀도 있길래 한 번 타보고. 훗 날 찾아갔을 땐 없었지만 생각보다 재밌었던 미끄럼틀이었다.

 

한참 구경을 마치고 내려와서 숙소에서 수건 하나 챙기고 래프팅하러 향했다. 잔디밭에서 픽업하고 래프팅 하는 장소로. 회색깔 강에서 했던 래프팅. 한국에서 1번인가 2번인가 했었는데 물살이 세서 그런지 더 재밌었고 주변의 경치는 이국적이라 더 신기한 경험이었다. 둘러보는 맛이 있었다. 1시간 정도 래프팅하고 가게에서 빵과 치즈, 그리고 맥주를 줬다. 그 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별 다를 거 없는 빵과 치즈 덩어리에서 잘라 준 치즈 조각, 그리고 이름도 기억 안나는 맥주였지만 물놀이 이후 허기진 상태에서 먹었던 그 맛은 진짜 환상이었다. 정말 맛깔난 액티비티를 즐긴 느낌. 이 느낌을 잊을 수 없어 훗 날 또 했었지.

 

산책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이 밝았다. 친구가 일어나지 않아 혼자서 아침 산책을 했다. 거리도, 동네를 가로지르는 강도, 약간 쌀쌀했던 바람도, 물에 비치는 햇살까지 그 모든 분위기가 좋았다. 지도도 없고 해서 간단히 한 바퀴 돌아봤던 산책. 뭐든 안 좋을까. 인터라켄 경험이 너무 좋아서 다시 꼭 와야겠단 다짐을 했었다. 야간열차를 잃어버린 탓에 취리히로 빨리 향해야 했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아서 그 다짐이 세게 남았다.

 

취리히

취리히에 도착하고 야간 열차를 끊고 할 게 없어 공원에서 그때까지의 여행 정리를 했다. 1/3정도 지난 지점. 아직 좀 남아서 길긴 길구나라는 생각과 1/3이나 지났구나라는 아이러니한 생각과 잃어버린 카메라 생각까지. 그렇게 쉬다가 역 근처로 다시 왔다. 취리히에 있는 강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한강에서는 이런 사람이 없는데 신기했다.

 

취리히

거기다 강에 줄을 설치해서 외줄타기하는 사람들을 발견. 참 별의별걸 다하는 구나라는 생각과 재밌게 하고 싶은걸 잘 즐기네란 생각이 들었다. 한참 구경하면서 떨어지면 같이 아쉬워하고 잘하면 계속 구경했다. 그러다 다시 길을 거닐고 강가 근처에서 우리도 발을 담가 쉬기도 하고. 모든 게 유별나게 자유롭고 좋아 보였던, 정말 다시 오고 싶었고, 다시 와야겠다 다짐을 했던 스위스였다.

 

우리가 타야 했던 건 야간열차였기에 적당한 식량을 사서 역으로 향했다. 짧은 스위스라 너무 아쉬웠지만 뭐든 아쉬움이 좀 남아야 여운이 가지. 그렇게 우린 야간열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체코, 프라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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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네덜란드

 

사실 나와 친구가 잘못한 거다. 유럽에서 짐을 선반 위에 올려놓고 자버렸다. 한국의 기차를 생각했었는지. 조심했어야 했는데 생각이 없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기 전 잠에서 깨고 짐을 챙기려고 봤는데 선반 위에 올려놓은 친구의 백팩과 나의 카메라 가방이 없어졌다. 내려야 하는데 어디 갔지 생각하다 아, 훔쳐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려야 하니 남은 짐을 들고 내렸다. 비싼 내 카메라, 야간열차 티켓이 다 있던 친구의 백팩. 여행 반도 안돼서 찾아온 위기였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비쌌던 카메라가 없어지니 멘붕이었다. 거기다 여행 중 타야 할 야간열차 티켓도 없어지다니.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일단 암스테르담에서 내려 캐리어를 보관함에 넣어두고 거리를 걸으며 한국에 연락도 해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봤다. 너무 멘붕이어서 그냥 길거리에 앉아서 거리를 보기만 했다. 좀 돌아다녔어야 했는데 그럴 멘탈이 아니었다.

 

암스테르담의 거리

조금 더 차분한 느낌으로 돌아다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은 암스테르담이다.

 

암스테르담의 거리

걸으면서 해결책을 찾다가 경찰서에서 분실신고를 하고 서류를 떼기로 했다. 여행자 보험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친구랑 나는 역의 경찰서로 가서 누군가 훔쳐갔다고 하며 경찰관이 주는 서류를 작성하고 다른 서류를 받았다. 다행히 한국에 돌아와서 조금의 보상을 받을 순 있었다. 하지만 런던, 브뤼셀에서 찍은 사진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아예 없어진 건 어떻게 하지 못했다. 이게 내 유럽여행의 사진이 아이폰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이유다. 조금 더 이쁘게 찍고 남길 수 있었을 건데. 조심했어야 했는데. 여행 중 간간이 생각나는 카메라에 한 번씩 기분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털어내려고 많이 노력했었다.

 

정상 상태에서 돌아보고 했으면 진짜 이뻤을 도시였는데 너무 아쉬웠던 암스테르담. 경찰서만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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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벨기에

 

지독한 냄새를 참고 참으며 도착한 벨기에. 런던과 달리 맑은 날씨가 반겨주고 있었다. 숙소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캐리어를 끌고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 향한 곳은 오줌싸개 동상. 어느 인터넷에서 직접 보면 실망할 수 있다는 글을 봤었는데, 직접 보니 약간 실망. 말 그대로 작은 동상이었다. 옷만 힙하게 입은. 근처에서 먹은 소시지와 맥주가 더 생각이 난다.

 

Manneken Pis

캐리어를 끌고 참 잘 돌아다녔다. 지금 하라면 그냥 기다렸다가 체크인 하고 돌아다녔을 거 같기도 하다. 오줌싸개 근처에 있던 광장을 돌아다녔다. 옛 건축물이 둘러싸고, 유럽풍의 건물양식과 따닥따닥 붙어있는 건물이 있는 유럽 구시가지 느낌의 광장, Grote Markt, 마르크트 광장이었다. 이런 광장에 있으면 유럽에 있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Grote markt

그러던 중 우리가 길을 헤매고 있는거 같으니 어느 벨기에인이 와서 알려준다고 한다. 순수했고 아무것도 몰랐던 우리는 착한 사람이네 하고 따라갔다. 그러던 중 한국 이야기가 나오고 자기가 씨름을 안다고 갑자기 나에게 씨름 자세를 취했다. 어리둥절하면서 의심을 했었는지 나는 내 손으로 내 폰을 주머니 깊숙이 누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놈이 폰을 가져가려고 했다. 다행히 내가 누르고 있어서 폰을 빼가지 못하고 갑자기 도망치더라. 어이가 없는 순간. 서울에서 코베이는 게 아니라 유럽에서 코 베일 뻔했다. 근처 어느 상점 아저씨가 나와서 여기 위험하다고, 저런 놈들 많다고 조심해라고 알려줬다. 유럽 1차 뻐킹 유러피언이었다.

 

아이폰을 감길뻔한 어느 거리

가슴을 쓸어내리고 잃어버린 거 없이 돌아다니다 숙소 체크인을 하고 쉬다가 맥주 한 잔 하러 나왔다. 그냥 사람 많은 펍에 들어가서 호가든 한 잔. 호가든을 그전에 마셔봤었나. 기깔난 맛이었다. 한 잔만 하기 아쉬워서 근처 슈퍼에서 맥주랑 과일 사서 아무 공원으로 들어갔다. 나는 레몬과 맥주, 친구는 사과와 맥주.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바람 쐬면서 오후에 있었던 일과 그놈을 욕하며 한 잔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길거리 Pub

숙소에서 밤 10시의 창 밖 풍경. 해가 정말 늦게 지던 벨기에.

짧은 벨기에 일정이었지만 다이나믹했던 벨기에였다. 좋았던 광장, 펍의 맥주, 공원에서의 맥주였지만 다음 날 두 번째 퍼킹 유러피언으로 나는 아직까지도 벨기에를 욕하고 있다.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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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담은 옛 유럽여행 - 영국

 

오랜만에 옛 사진을 봤다. 아이폰4s로만 남겨져 있는 나의 유럽여행 폴더가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할 걸 찾던 중이어서 옛 사진 보면서 편집이나 좀 해봐야 지란 생각에 몇몇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골랐던 94장의 유럽 사진. 편집도 좀 할 겸 어느 인스타에서 봤던 형식으로 꾸몄었다. 인스타에선 쉽게 꾸민 것 같았는데 역시나 쉬운 건 아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완성했던 사진들. 다시 꺼내본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 어쩌다 보니 유럽여행이 세워져 있었다. 친구 어머님과 엄마가 이미 생각해놓으셨고 친구와 나는 따르기만 했던 여행. 호텔, 항공은 여행사를 통해서, 계획은 우리가 알아서 세우는 여행이었다. 긴 해외여행은 처음이었고 뭘 봐야할지도 몰랐던 그때의 나. 친구랑 여행 정보를 알아보자 해서 갔던 PC방에선 게임 2시간 자료 찾기 10분 정도로 끝냈었고 어영부영 출발일자가 다가왔다.

 

출발

긴 시간 비행기를 타는 건 처음이었다. 가까이 일본까지는 가봤었는데.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처음. 이상하게 비행기 탈 때 터지지 않을까란 이유 모를 무서움이 있기에 긴 비행시간이 달갑지 않았다. 그래도 잠도 자고, 기내식 잘 챙겨 먹고 하다 보니 런던에 도착하게 되었다.

영국 도착하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는데 그렇게 비쌀 수가 없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지하철이 이런 가격에 타는 게 말인가라고 생각했던 것만 기억난다. 만원 정도였나. 잘못 샀던 걸까. 그렇게 비싼 지하철을 타고 걷고 걸어서 숙소에 도착. 근처 슈퍼에서 먹을 것 좀 사서 들어와 먹고 첫 여행 일정을 위해 잠을 청했다. 첫날 꿈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친구가 날 버리고 한국으로 가버리는 꿈.

 

Big ben

숙소 조식을 먹고 일정을 시작했다. 먼저 런던하면 떠오르는 빅벤으로. 가는 열차 티켓은 역시나 비쌌다. 도착하니 하늘은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영국의 날씨인가. 그런 흐린 날씨가 더 내가 아는 런던다워 보였다. 사진 찍고 걸어 다니다가 런던아이도 타보고 서브웨이에서 밥도 챙겨 먹고. 서브웨이를 처음 가봤었는데 진짜 좋았었다. 가격도 쌌고.

 

LEGO Elizabeth

첫날부터 엄청 걸었다. 생각해둔 장소는 별로 없어서 지도 보고 가고 싶은 곳 찍어서 가고, 돌아오고 한다고 엄청 걸었었다. 정말 계획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여행. 그러다 들른 한 장난감 가게. 해외 와서 왜 장난감 가게인가 싶겠지만 그땐 가고 싶었다.

 

Duke of York column

길 가다 본 동상 앞에서 쉬기도 하고, 다시 걷고. 어느 백작의 동상. 알고 들린 곳이 아니라 우연히 만난 곳이었다.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앞에서 휴식을 취했다.

 

London eye

다시 런던 아이와 빅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날이 조금씩 개고 있었다.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여유롭게, 힘들게 계속 거닐었다. 그 다음 계획은 타워브릿지. 불 켜지는 야경까지 보기 위해 천천히 걸어갔다. 생각보다 먼 거리였다. 스마트폰이 있지만 잘 쓰지도 못한 시절, 구글 맵을 보고 걸었는지, 지도를 보고 걸었는지 가물가물하네. 골목골목길로 걸어갔던 기억은 있는데. 그러던 중 힘들어 중간 어느 잔디밭에 누워서 휴식. 그전까지 도심 속 잔디밭에 누워본 적이 없어서 그랬나, 그 기분이 엄청 좋았었다. 여유롭다고 느끼면서 편안해지는 느낌. 해는 가려지고, 잔디와 바람은 시원했고. 여유를 즐기다 다시 출발해서 타워브릿지에 도착했다. 이때쯤이면 해가 져야하지만 여전히 밝았다. 시간을 축내기 위해 근처 스벅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그냥 집히는 아무 메뉴를 시켜 어두워지기 기다렸다.

 

Tower bridge

조금 어두컴컴해지고 타워브릿지로 나갔다. 이리저리 사진도 찍고 앞 잔디밭에 누워서 완전히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2012년은 영국에서 올림픽을 하던 때. 타워브릿지에 오륜기가 걸려있었다. 서서히 어두워지고 가지고 있던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었다. 그렇게 구경을 다 끝내고 뭘 할까 하다가 어두워진 빅벤과 런던아이가 보고 싶어서 가보자 했다. 그 먼 길을 다시 돌아가기엔 빡셀거 같긴 했지만 기왕 온 김에 가야지란 생각에. 걸어가면서 조금 후회하긴 했지만.

 

London eye
Big ben
London eye

카메라로 찍었었지만 다행히 아이폰에 남아있던 사진들. 화질이 많이 깨지고 노이즈도 많았지만 남겨서 다행이다. 빅벤, 런던아이 주변을 걸으면서 마무리 야경을 즐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빡센 유럽여행 첫 날을 보내고 아주 숙면을 취했다. 덕분에 시차 적응 따윈 없었던 거 같다.


산책

전 날 무리를 해서인지 아침 식사를 하고 올라와 좀 더 잤다. DND마크를 안해놔서 청소아줌마가 들어왔고 그 소리에 깨게 되었다. 둘째 날의 계획은 주변 탐방. 여유롭게 웸블리 주변을 거닐었다. 길거리도 돌아다녀보고, 지도 없이 그냥 걸어 다녀보고, 초원에도 들어가 보고, 길이 아닌 곳도 들어가 보고, 애들 노는 놀이터에서 우리도 한 번 놀아보고,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초록색 아이스크림도 사 먹어 보고, 너무 힘들어 길거리에 주저앉아 립싱크 놀이도 한 번 해보고. 

 

동네 길거리

명소에 가서 매체로만 접한 건물들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이런 이국적인 냄새가 풍기는 길거리가 더 좋았었다. 나름 만족하며 걸으며 사진도 많이 찍었었는데. 남아 있는 게 없네. 그만큼 빡세게 걸어야 해서 힘든 건 있었지만. 숙소 근처에서 피시 앤 칩스 사 먹고 숙소로 들어와 쉬었다.


St.Pancras

다음 날은 다음 목적지인 벨기에로 가는 날. 유명한 기차역에서 타게 된 유로스타. 출발 전 걸어다니며 구경했다. 역시 오륜기가 걸려 있었다. 

 

St.Pancras

와이파이를 켜고 다음 목적지에 대해서 검색을 시작했다. 뭐 그렇다할 정보는 얻지 못하고 출발. 앉아보니 앞 외국인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악취라고 해야 하나. 창밖을 보며, 풍경 보면서 3시간을 견디며 결국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 두 번째 여정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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